뉴욕타임스(NYT)·CNN 등 "시진핑 언론서 자취 감춰" 비판
중국 내부를 비롯해 해외 언론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은 어딨나? 안전한 곳에서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을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8일(현지시간) NYT는 "시 주석은 중국이 수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언론에서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는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할 경우 그가 마주할 정치적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중국의 설인 춘제 전날인 23일 "모든 인민과 당원들은 위대한 시기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면서 "우리의 진전은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주석은 신종코로나 관련해선 별도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날 중국 당국은 인구 바이러스 발원지인 인구 1100만명의 우한 봉쇄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500만명 가량의 인구가 연휴를 맞아 도시 밖으로 빠져나온 후였다.
중국 당국은 신종코로나에 대한 위험성을 지난해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알리면서도 국민들에겐 알리지 않았다.
시 주석이 바이러스 관련해 첫 공식 지시를 내린 것은 지난달 20일, 23일엔 우한을 봉쇄했고, 25일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때가 중국 공식집계 사망자수가 106명일 때였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언론에서 신종코로나 관련 행보를 보인 것은 지난달 28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만나면서다.
NYT는 이후 일주일간 두문분출하던 시 주석이 지난 5일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회담 장면을 공개한 후 또 일주일 가까이 잠잠하다고 지적했다.
9일 0시 기준 중국내 신종코로나 사망자는 811명으로 확진자도 3만7198명까지 증가했다.
NYT는 시 주석은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 총리를 우한으로 보내는 등 바이러스 통제 임무를 맡기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림자 속으로 숨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자가 자취를 감추는 것이 전례없는 일은 아니지만, 시 주석이 그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관영매체들이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했던 모습과 견줘보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UC샌디에고 빅터 시 중국정치학 교수는 "시 주석이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할 경우 대중의 분노가 자신에게 미칠 것을 우려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시 주석은 아마도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완벽한 독재적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지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시 주석의 언론 통제가 강화된 것도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신종코로나는 처음 발견하고 확산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위험을 경고했지만 중국 당국은 '허위정보 전파자'로 지목하며 공안에 소환돼 잘못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쓰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7일 끝내 사망하자 중국인들은 크게 분노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그의 사망 소식이 올라오자 순식간에 7억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NYT는 "중국인들이 리원량의 죽음으로 슬픔과 분노에 가득차 발언의 자유를 외치기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이밖에 CNN도 "시 주석이 언론에 안보인다"고 비판했고,
중국 내부에서는 쉬장룬 칭화대 법학교수가 "신종코로나 대응에 실패한건 정부의 언론통제 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마오쩌둥의 문화 대혁명과 덩샤오핑의 톈안먼 사태처럼 위기 속엔 그림자 위에 숨는 것을 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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